청솔고개의 한 생애를 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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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전설 2/추수가 끝난 논에 들어가서 오목오목하게 들어간 데를 손가락이나 꼬챙이로 파 보면 영락없이 논고디가 한 개씩 볽아진다

가을의 전설 2 청솔고개 늦가을이 되면 갑자기 농촌은 한가해진다. 적막해진다. 이 때 농촌은 이른바 농한기에 접어든다. 곳곳이 여러 가지 행사로 축제 분위기가 된다. 늦가을 ⁰논고디 잡기, 봇도랑이나 우물 퍼서 고기 잡기 등이 벌어진다. 들녘은 이미 휑뎅그렁하게 비어 있고 쓸쓸한 기운이 감돌고 있지만 물이 다 말라가는 봇도랑이나 관정처럼 만들어진 우물에는 고기잡이 판이 흥겹다. 삼삼오오 모여서 바께스랑, 주전자랑 담을 수 있는 모든 걸 가지고 모여서 물을 푸고 싯누런 미꾸라지, 메기, 가물치, 잉어 새끼, 송어 등이 꿈틀댄다. 찬바람이 불어와서 모두들 오들오들 떨고 있지만 고기 잡는 재미는 하루 종일 쏠쏠하다. 어린 아이들은 옆에 추수가 끝난 논에 들어가서 오목오목하게 들어간 데를 손가락이나 꼬챙이로 파..

살아가는 이야기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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