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詩) 겨울이야기/꿈결처럼 아련히 멀어져가는골짜기의 등불

청솔고개 2020. 12. 9. 23:46

겨울이야기

 

                                청솔고개

 

꿈결처럼 아련히 멀어져가는

골짜기의 등불

호이 호이

황량한 산하에서 굶주린 이리들의

울음소리

 

스러져가는 마지막 별빛도

외려 은빛으로 현란히 빛나고

메마른 산야는 슬픈 모습으로

그림자처럼 흐르는 영혼들의 안식

 

눈 덮인 언덕 아래 깊은 땅속에는

태초의 생명들이 새록새록 잠들고

서산머리에 걸린 서늘한 초승달

이 계절의 환상

마른 겨울 이야기

[1976. 겨울]

                             2020.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