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詩) 사랑법 연습/다만 내겐 슬픔으로 난 작은 길 하나 뿐그 길 속에 내가 갈잎처럼 홀로 서 있다

청솔고개 2020. 12. 7. 06:27

사랑법 연습

                                            청솔고개

다시는 손잡지 않으려니

고운 소매 天上의 나의 仙女여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이루기 위해

겨울로 난 들길을

울음 울으며 달려 나가지만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절망의 바람일 뿐

어디에선가도

사방을 훠어이 훠어이 둘러 봐도

그 얇은 옷자락은 뵈지 않아

슬픔만 엮으며 엮으며

어딘가 한 잎 뚝 떨어지는

연 잎 한 잎

고통을 이기고

나를 따른다.

다시는 배우지 않으려니

사랑법

이기며 위안으로 가는 길

구원으로 가는 길을

끝없이 걷다가 또 걷다가 바라도 보아도

또다시 이어지는

사랑법 연습

다시는 손잡지 않으려니

고운 소매 나의 天女여

이룰 수 없는 나의 사랑

다만 내겐 슬픔으로 난 작은 길 하나 뿐

그 길 속에 내가 갈잎처럼

홀로 서 있다

[1980. 12. 19]

                                  2020.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