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호수
청솔고개
영아
밤마다 은빛으로 흐르는 강을 보아라
너의 영혼의 둥지가 어디메쯤 홀홀 떠나가는지
영아
이승은 서러운 사바세계
오렴
열풍처럼 몰아치는 오뇌의 잔해들을
너의 찬 눈물방울로 헤뭉개 버리고
이윽고 은하 빛 명멸하는 그 호수의
가장 깊은 곳
너의 영혼은 한줌의 잿봉지 되어
어디로 흐르는가
영혼들이 호곡하는 소리
너는 듣는가
한 마리 나비처럼
눈 쌓인 그 언덕으로 날아가려는가
영아
겨울 수선화가
눈 쌓인 언덕에 만발해 있는
그해 겨울 호수로
싸한 향내 메밀꽃처럼 설화가 피어난
그 언덕으로.......
[1976. 12. 진중 언덕에서]
2020.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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