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버지!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7, 서울에서 병원 입원 후 이튿날, 가족, 소통, 관심

청솔고개 2022. 7. 6. 15:17

                                                                                                                                청솔고개

   2019.6.6.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첫새벽을 맞이했다. 날이 흐리다. 첫째내외, 첫째누이 내외가 방문한다고 어제부터 연락이 와 있다.

   아버지는 아침을 드시는 걸 보고 난 뒤 나도 본관 식당으로 일단 내려갔다. 나도 뭘 좀 요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는 병원 부속 식당이라기보다 거대한 지하상가 같았다. 이 병원 전체의 규모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것 같다. 우선 비빔밥을 시켜서 먹었다. 이제 좀 힘이 난다.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이리저리 좀 둘러보았다. 아버지 드실 부드러운 카스텔라 빵 종류 둘을 사왔다. 점심은 아버지 검사가 있어 금식이다. 검사 후 카스텔라를 드렸더니 맛있게 모두 잡수신다.

   12시 반쯤 첫째 내외가 왔다. 음료수, 방울토마토, 초콜릿 등 잔뜩 준비해왔다. 고맙다. 제 할아버지 옆에서 잘 대해 드린다. 좀 있다가 첫째가 할아버지는 검사로 점심은 안 드셔도 되니 셋이 같이 내려가서 점심 같이 하자고 해서 식사했다. 내가 돼지고기덮밥을 원했더니 사위가 김밥, 떡볶이와 같이 시켜준다. 셋이서 맛있게 식사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커피는 내가 샀다. “너희들이 와서 이렇게 시간 같이해 주니 내가 힘이 난다. 기분 많이 전환도 된다.”고 고마움의 말을 전했다. 주말에 내 먹을 것 좀 준비해서 다시 온다고 했다. 아내나 첫째 내외나 모두 간병하는 내 건강이 더 걱정이라면서 틈틈이 산책도 하고 건강을 돌보도록 격려해 준다.

   오후엔 첫째누이내외가 왔다. 좀 있다가 큰생질 내외도 왔다. 생질부는 9월에 딸을 낳는다고 한다. 배가 제법 부르다. 입구 휴게실에서 좀 대화하다가 큰생질 내외는 먼저 갔다.

   그래도 이렇게 서울에서도 가족이 있으니 힘이 난다. 첫째누이는 아버지 옆에서 저녁 식사 도와드리고 매제는 나보고 같이 식사 대접한다고 가자한다. 대구탕을 시켰다. 다시 올라와서 아버지께 인사드리고 첫째누이내외도 갔다. 내가 문병객 손님 치른다고 내가 바빴다. 오늘은 식구방문으로 삼시 세끼 제대로 했다.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했다. 아직은 견딜만하다.

   저녁 먹고 좀 여유가 있어서 낮에 종제와 중단된 전화 통화를 재개했다. 간호사가 와서 처치하는 바람에 먼저 온 전화를 내가 중단했기 때문이다. 요양원에 계시는 숙부님도 같은 증세라고 했다. 숙부님의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오는 6.11.에 경북대 병원에 입원한 후 수술을 고려해 본다는 것이다. 형제분끼리 이리도 판박이인가. 낮에 비가 많이 왔다고 아까 첫째누이가 말했는데 이제 비는 그치고 서늘한 밤공기가 상큼하게까지 느껴진다. 뭔가 좋은 일이라도 생길 것 같은 기분이다.

   아버지와 같이 바깥 휴게소에 가서 8시 30분 티브이연속극을 오랜만에 보았다. 아버지는 연신 고개가 숙여지면서 막 조신다. 야간 등까지 끄고 잠을 청해보았다. 오늘 저녁은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와서 이상하게 잠이 잘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나도 그렇다. 아버지도 일찍 코를 골면서 잠에 빠지신다. 이것저것 정리한 후 나도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은 푹 자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2022.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