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최근에는 50대 이상의 남성들에게는 특히 자연인, 자유인에 대한 열망이 하나의 신드롬을 형성할 정도라고 한다. 그 만큼 우리들의 생활은 도시 과밀화, 무한경쟁, 생존에 내몰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초과밀화된 수도권에서의 숱한 사건 사고가 그 반증이다. 물질적 풍요는 유지될지언정 이에 대한 지나친 욕망의 반작용은 너무나 심각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최근에 우리가 선진국에 들었다고는 하지만 지구촌에서 우리의 행복지수는 한참 아래를 가리키는 것이다. 거의 3년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팬데믹 상황 때문에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이런 키워드를 가진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자연, 야생, 정글, 탐험, 오지, 자유, 극한, 도보 여행, 트레킹, 생존, 크래프트, 캠핑, 차박, 귀농, 귀촌, 낚시, 무인도’ 등은 제목만 보아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그 중 캠핑과 차박을 통한 자연추구는 많은 사람의 로망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 가끔 유튜브에서 이와 관련된 차량 개조, 장비, 소품, 방법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들여다 볼 때 나는 묘한 당혹감에 사로잡힌다. 자연을 만끽하려면 그냥 자연의 품에 안기면 되는 것이다. 단지 인간의 생존을 위한 건강, 안전에 결정적인 문제가 없으면 최소의 준비로서 자연과의 합일을 모색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차박, 캠핑 족은 자연을 추구한다면서 또 그 불편함을 모면하려는 자가당착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야영장에서 어떻게 가정의 잘 꾸며진 주방 같은 편리함을 꿈꾸는가. 편리함을 추구하면 할수록 그만큼 자연과는 멀어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자연이 주는 불편함이 바로 자연의 본질이고 본연의 자유를 얻는 지름길이다.
동서고금 많은 선현들은 이 자유를 얻기 위해서 설산에서 고행하였고 광야에서 기도하였었다. 이 자유의 본질이 바로 자연 회귀다. 2022.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