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행로(行路)

기다리며 견디며 1

청솔고개 2023. 1. 10. 14:36

                                                                                       청솔고개

   평생을 두고 마치 사계절의 기온처럼, 혹은 하루 기온의 일교차처럼 널뛰듯하면서 내 마음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야기다.

   내가 고3시절에는 졸업을 하면서 일단 대학입시에 도전해 보자. 가부간 뭔가 결정될 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리기로 하자. 견디자. 이후, 나의 군 입대와 제대, 혼인, 첫아이의 출생, 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이어서 중고 입학과 졸업, 취업 등 나를 포함한 모두들의 생애 역사가 끊임없이 써지게 된다. 그 가운데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첫째가 대학 4학년 때 가을로 회상된다. 그 때 내 심경은 첫째의 졸업과 취업까지만 기다리고 견디자고 내 마음을 꾹꾹 눌러 다짐하고 스스로 단속했었다. 첫째는 졸업식 때는 상을 탈 정도로 무사히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고 이어서 임용고시에도 합격하고 원하던 곳에 교사 임용까지 성공했다. 이후 첫째는 10년 후 혼인까지 했고 1년 후 3년 후 각각 아들, 딸까지 얻었다.

   지금 생각하니 삶이란 패턴은 크고 작거나, 심하든지 가벼워지든지 간에 이렇게 기다리며 견디며 이어지는 것이었다. 다음에 어떤 일을 기대하는 것은 스스로 설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후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그 일까지만 견뎌보자고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최면을 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모들의 한결 같은 소망은 “내가 저 막내 시집갈 때까지는 살아야지, 견뎌야지, 그 후에 죽는다 하더라도......” 대체로 이런 식이다.    2023.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