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행로(行路)

기다리며 견디며 3

청솔고개 2023. 1. 10. 22:57

 

                                                       청솔고개

   ㅇㅈ야 내 딸아 보고 싶다.

   너의 가냘픈 모습, 내 눈에 밟혀,

   이 풍진 세상에 내 던져진 네 모습 너무 애련해

   어이 할 거나.

   기숙사 입구에 우두커니 서서 배웅하는 너의 모습.

   어둠 속에서 더욱 환해지는 너의 모습.

   "공부도 안 되는데 잠시라도 더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었는데……. 이까지 오시게 해 놓고. 같이 있었더라면 벌써 가셨다니 너무 아쉽습니다."

   딸내미 ㅇㅈ를 두고, 꽃 두고 ㅇㅈ 두고

   참한 너의 모습 두고 가려니 너무나 아쉬워,

   천릿길 뭐한다고 이리 한 달음으로 달려왔던가.

   참꽃은 아직 이울지 않고

   아침해도 막 떠오를 때

   ㅇㅈ야, 너와 같이 참꽃 핀 이 산길, 꽃길 같이 거닐었더라면.

   네 청청한 모습

   너와의 가벼운 안음

   네 작은 몸집

   어이할 거나, 어이 할 거나

   이 풍진(風塵) 세상에 내 던져진 네 모습

   너만 생각하면 눈물이 번진다.

   강화 고려산 서녘 바다로 고개를 돌려본다.

   “버얼써 가셨어요. 아쉬움이 많아요.”

   너를 두고 와서 망연자실

   낮술에 취해서인가.

   이제 내려간다고 전화 한 통화 왜 못했던가.

   네가 공부하는데 방해 된다고? 그래서 아쉬움만 더욱

   너의 정장 차림,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 둘 것을!

   나의 작은 새야

   두고 온 나의 새야.

   내 딸아! [2007.4.15.]

                                  2023.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