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ㅇㅈ야 내 딸아 보고 싶다.
너의 가냘픈 모습, 내 눈에 밟혀,
이 풍진 세상에 내 던져진 네 모습 너무 애련해
어이 할 거나.
기숙사 입구에 우두커니 서서 배웅하는 너의 모습.
어둠 속에서 더욱 환해지는 너의 모습.
"공부도 안 되는데 잠시라도 더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었는데……. 이까지 오시게 해 놓고. 같이 있었더라면 벌써 가셨다니 너무 아쉽습니다."
딸내미 ㅇㅈ를 두고, 꽃 두고 ㅇㅈ 두고
참한 너의 모습 두고 가려니 너무나 아쉬워,
천릿길 뭐한다고 이리 한 달음으로 달려왔던가.
참꽃은 아직 이울지 않고
아침해도 막 떠오를 때
ㅇㅈ야, 너와 같이 참꽃 핀 이 산길, 꽃길 같이 거닐었더라면.
네 청청한 모습
너와의 가벼운 안음
네 작은 몸집
어이할 거나, 어이 할 거나
이 풍진(風塵) 세상에 내 던져진 네 모습
너만 생각하면 눈물이 번진다.
강화 고려산 서녘 바다로 고개를 돌려본다.
“버얼써 가셨어요. 아쉬움이 많아요.”
너를 두고 와서 망연자실
낮술에 취해서인가.
이제 내려간다고 전화 한 통화 왜 못했던가.
네가 공부하는데 방해 된다고? 그래서 아쉬움만 더욱
너의 정장 차림,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 둘 것을!
나의 작은 새야
두고 온 나의 새야.
내 딸아! [2007.4.15.]
202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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