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행로(行路)

기다리며 견디며 8

청솔고개 2023. 1. 14. 00:21

                                                                                                               청솔고개

   나는 계속 이렇게 독백해 본다.

   이 때 비로소 나는 나의 성격이 주는 비극성에 직면했고 결국 중3시기는 집중력 결핍으로 그냥 허송하는 듯이 보내버렸었지. 나는 서서히 신흥종교에 빠져 들기 시작했고 고2때 본격적 활동을 하게 되었지. 그 때도 내 마음은 그냥 집중적으로 그 분위기에 빠져 위로 받았지. 학교 수업 시간에도 숱한 망념과 망상, 편집적인 강박감에 습관적으로 빠져 들었지. 그래도 고2 학생회 전도부장을 맡으면서 점차 집중할 수 있는 데를 찾게 되었고 서서히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대학에 합격한 후 나는 많은 정신적인 안정을 찾았지. 특히 야학의 봉사활동은 나에게 많은 새로운 집념, 집중의 타깃 구실을 해 주었지. 육체적인 질병과 고통이 오히려 내겐 정신적인 약이 되었지. 대학2년 때부터 군에 가기 직전까지 겪은 가슴 병, 가슴앓이……. 그런데 대학 4년 막바지에 또 한 번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상황, 공허함을 달래려고 시작한 무분별한 내 마음과 몸 내던짐으로 인해 빠삐용보다 더 절박한 상황으로 내 몰리고. 아 지금 생각하면 그 때의 절망감이란……. 그래도 정말 어떻게 오뚝이처럼 버티었잖아. 그 세월에 도대체 얼마인가? 지금 겨우 한 달……. 이것도 못 견디면 정말 사는 맛이 안 난다고, 사는 맛이 안 난다고 스스로를 추슬러야 하는 것 아닌가.

   둘째, 명상, 단전호흡, 심리상담 및 치료, 집단 및 사이버 방식. 운동, 산행, 종교 활동 등으로 성격적 취약점을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셋째, 가족, 어른들과의 심리적 유대감과 인간관계를 더욱 깊게 해 놓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봉사활동, 사회활동, 등을 통하여 희생과 헌신의 고귀한 삶을 지니도록 해야 한다. 오늘이, 이 순간이 바로 나의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여기서 순간적으로 사라진다면 나의 반백년 생애가 어떻게 정리되고 평가될 것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넷째,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내용을 하나의 거대한 심리관찰기록보고서 형태로 집대성하여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다. 좀 더 극성스럽게 표현하면 심리적 부검 같은 성격일까? 이는 나의 필생의 업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토스토에프스키가 사형 선고 후 황제의 특사로 풀려나기까지 겪은 지옥체험의 순간순간을 어떤 심사로 맞이했는지. 그 심정을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2007. 11. 15.새벽]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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