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행로(行路)

기다리며 견디며 7

청솔고개 2023. 1. 13. 00:15

                                                                                            청솔고개

   그래도 나는 이 상처를 다스려야 한다. 나를 쳐다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베풀 일은 아직 너무나 많이 남아 있다. 그들에게 희망과 꿈을 조금이라도 안겨 주어야 한다. 인식과 성격의 대 전환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처럼 몇 가지 명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첫째, 내 영혼의 상처를 보다 객관화․ 투명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나의 정신 방랑 편력의 역사를 재조명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의 심리 기록으로서 보존할 필요가 있다. 상처를 무조건 외면하고 무시하면 상처는 더 도지는 법, 그러니 상처를 감싸 안고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상처도 결국은 내 육신과 영혼의 어느 부분에서 발생한 것이니 외면하면 치유도 되지 않을뿐더러 결국 더욱 크게 번지는 게 아닌가? 과거 내 20대에 얼마나 많은 상처로 불안에 떨고 정신적인 고통을 감내하였던가, 아내 십대 중반 이후 나는 언제나 불안한 영혼의 소유자……. 그래서 유년의 평화경을 동경하고 상실된 내 영혼의 풀밭을 그렇게 동경하여 맞이하지 않았던가?

   중2 겨울 방학 때부터 엄습한 불안신경증, 불면증으로 고통당하다가 이것이 결국 중3에는 신흥종교로 향하는 계기가 되었지. 학교에서 집중도 되지 않고 졸면서도 불안신경증에게 항상 노출되어 있었지 않았던가? 지금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덜 심한 건 아니었지. 중2 겨울 방학 때 큰집 사랑방에서 불면의 밤을 보낸 수많은 고통의 순간순간, 그래서 지게지고 산에 깔비 하러 가보기도 하고, 산에 누워서 솔잎 사이로 보이는 파아란 하늘이 너무나 무심하던 때가 있었지…….[2007. 11. 15.새벽]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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