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아재, 나의 아재 8, 고향 가는 꽃길로
청솔고개
나는 어머니 가시고 6년 반 동안 아버지에 대한 식사 준비, 약 챙겨드리기, 병원 입퇴원, 간병, 요양병원 입원 시 그 간절한 전화 목소리, 면회, 초기의 동행 여행 등 아버지와 함께한 매고비가 떠오르더라. 친상을 당한 상가에 문상 갔을 때마다 상주가 나보고 ‘살아계실 때 잘해드려라’ 하는 말의 참뜻을 그때야 알겠더라. 아침에 일어나다가도, 단풍이 곱게 들면 그 때, 꽃이 활짝 피면 그 때도, 맛있는 거 먹다가도 불쑥 아버지 생각이 나면 멍하니 하늘만 쳐다볼 뿐이다. 어떤 때는 정말 꿈에라도 한 번 나타나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두 번인가 생시처럼 꿈에 현현(顯現)하시어서 손이라도 잡아보려고 하는데 그만 꿈이 깨져버리더군. 허나 어쩌겠나, 한 번은 가셔야 할 길, 우리 모두. 그냥 담담히 받아들여야 할 뿐. 바로 엊그제 망극(罔極)한 일을 당한 종제는 오죽하겠나. 그 심경이 좀 헤아려 진다. 종제도 앞으로 이런 마음을 많이 겪을 것 같다.
아버지 가시고 난 뒤 당신의 하나뿐인 동생으로, 이제부터는 숙부님을 뵈면 아버지 뵙는 듯 하렸더니 무엇이 그리 급하신지 꼭 일곱 달 만에 가셨다. 생각할수록 애통(哀痛) 절통(切痛)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분이 일 년도 안 돼 다가시고 나니 그 슬픈 마음이 망극(罔極)해서 말로서는 끝내 다하지 못한 내 심중을 이 기회에 종제를 향한 편지에다가 풀어내어버렸네. 감정이 앞서서 너무 글이 장황해져 버린 걸 양해해 주게나. 끝까지 읽어줘서 고맙고. 종형수에게도 종제의 그 간곡한 뜻을 잘 전했네.
ㄱㅊ 종제! 스스로의 몸을 잘 보전하는 일이 바로 숙부님의 뜻을 받드는 것이니 아무리 아버지를 여읜 천붕지통(天崩之痛)의 아픔이라 하지만 그 슬픔에만 잠겨 있지 말고 이제는 부디 굳건히 헤쳐 나오시게나.
꽃바람 날리는 고향 ㄱㅈ에서 종형이 전한다. 꽃바람 타고 가신 우리 숙부님을 내 마음의 영전에 모시고 추모의 뜻을 함께 실어서.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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