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앞의 글에서 지난여름, 가을, 겨울을 재활 병원에서 보내고 있으니 불현듯 48년 전 여름이 떠 오른다고 했었다. 내 생애에서 그 시절, 내 스물다섯은 치열했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가슴앓이 트라우마가 있었던 나는 의도적으로 그 시절을 스스로의 담금질로 보냈던 것 같다. 다섯이나 사망했다는 그해 여름 폭염 훈련의 순간순간 나의 끈기, 견딜심, 연단이라는 독기를 품었기 때문이다. 그해 한여름 육군 제2훈련소 병 기본 훈련 6주에 이어 10주 후반기 주특기 교육을 마치고 나니 10월 말이 다됐다. 후반기 육군통신학교 교육을 마치고 배출되는 시점이 다가오니 어디에 배치되느냐 하는 것이 교육생 모두 초미의 관심사였다. 각자 이동할 짐을 싸고 나서 배치 부대 발표를 기다리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