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詩) 高地에서/ 마른 내음 한줌 바람에 서걱일 뿐

청솔고개 2020. 11. 9. 00:52

高地에서

                                           청솔고개

그 여름의 녹색 호수가 보일 것 같아

한숨 몰아쳐 자리 잡은

내 마음의 한 뼘 뜨락에는

이제 마른 내음 한줌 바람에 서걱일 뿐

절망의 뿌리조차도 뽑혀나고

뿌리 없는 티끌이 바람에 날리는데

내 초라한 육신에 내리 붓는

한아름 도타운 양광

순간 은백양처럼 화사한

욕망은 내 몸을 꿰뚫고

정수리로 빠져나가려나

그 여름 호수가 보이는

내 마음의 한 뼘 뜨락에는

마른 바람만이 일렁일 뿐

[1978. 11. 9]

                               2020.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