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地에서
청솔고개
그 여름의 녹색 호수가 보일 것 같아
한숨 몰아쳐 자리 잡은
내 마음의 한 뼘 뜨락에는
이제 마른 내음 한줌 바람에 서걱일 뿐
절망의 뿌리조차도 뽑혀나고
뿌리 없는 티끌이 바람에 날리는데
내 초라한 육신에 내리 붓는
한아름 도타운 양광
순간 은백양처럼 화사한
욕망은 내 몸을 꿰뚫고
정수리로 빠져나가려나
그 여름 호수가 보이는
내 마음의 한 뼘 뜨락에는
마른 바람만이 일렁일 뿐
[1978. 11. 9]
2020.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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