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녘
청솔고개
울음 머금고
터지는 가슴 안고
시대의 아픔에 고통당하며
바람처럼 떠나려는 자
메마른 풀잎이
빗살처럼 일어나서
소맷부리 바짓가랑이 잡는다
시대의 수치가
강바닥처럼 드러나고
그 부끄런 몸매, 매 맞으며
불임의 시대, 슬픈 황토
아득한 노을 따라 멀어져 간다
겨울 속으로 사라지는
겨레의 아이 하나
지펴대는 쥐불
절망할 수 없는 것을 위해
절망하고
구원할 수 없는 것을 위해
구원하고.......
[1985년 깊어가는 겨울 慶浦街道를 지나면서]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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