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고개
2022.8.25.목. 갬, 1/ 내 차로 아버지의 유골을 내가 모시고 묘소로 올랐다. 그래도 마지막 이 길 만큼은 내가 모시고 가니 마음이 좀 편해진다
새벽에 깨서 장례식장에 갔다. 오늘 아버지 가시는데 비가 그쳐서 정말 다행이다. 맏상주가 잠시라도 이리 자리를 비워도 되는가 싶다. 08:00에 발인제(發靷祭)를 모셨다. 이어서 08:20에 발인했다. 이 길은 다시는 못 오실 길, 영결종천(永訣終天)의 길이다. 아버지의 육신을 앞에 두고 치르는 마지막 의식이다. 나는 큰매제 차로 갔다. 09:30에 화장장에 도착했다. 익히 보던 길이다. 예정보다 상당히 이르다. 5호실에서 하관(下棺)제를 치렀다.
장례지도사이며 장의버스기사의 말에 의하면 아버지 유해의 화장 시작 직후 묘소까지 아버지 유골함 옮기는 문제 생길 것 같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륜구동 차가 있어야 한대서 계획을 바꾸었다. 바로 다시 내 차를 가지러 종제의 차로 장례식장에 다시 갔다 왔다. 급히 달려왔다. 맏상주 기다려서 수골(收骨)한다고 해서 급히 수골 실에 갔다. 거의 끝나고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장지(葬地)로 바로 출발했다. 뒤따라간다고 무척 허둥댔다. 어지간하면 아버지가 46년인가 보내시던 큰집 한 번 둘러보았으면 했지만 교통 혼란 등 여건 상 욕심 내지 않기로 했다. 아버지 모신 장의버스는 앞서 갔는데 어느 경로로 갔는지 잘 모르겠다. 나도 열심히 달려서 묘소(墓所)에 도착했는데 장의버스가 후진하고 있었다. 진입로가 좁아서 일단 뒤로 빠지는 것 같다.
이어서 내 차로 아버지의 유골을 내가 모시고 묘소로 올랐다. 그래도 마지막 이 길 만큼은 내가 모시고 가니 마음이 좀 편해진다. 이 유골함은 마땅히 장손(長孫)이 모셔야 하는데 부재중이다. 아이의 마음의 힘이 거기에 못 미치는데. 이런 생각 역시 내 부질없는 욕심 아닌가 싶다.
날이 활짝 개서 더울 지경이다. 사람 몸의 땀 냄새 맡고 모기도 기승을 부린다. 산모기에 모두들 괴롭다. 2022.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