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時調) '그날'-라고(羅古) 법사, 울 아부지 /칠십 년 전 산화하신 갓 스물 전우 영전

청솔고개 2020. 6. 26. 00:48

'그날'

-라고(羅古) 법사, 울 아부지 

 

청솔고개

 

 

먼저 가신 벗들보단 네 배는 더 산다고

여한 없다 욕심 없다 라고(羅古) 법사 평생 화두

어쩌다 요양병상에 세월만 기다리셔

 

삶은 계란 먹고 싶다 간청하듯 전화하니

울 아부지 그 기백은 세월 따라 허물어져

옛 기력 회복 기대는 희망 고문 통증 지옥

 

일제 강점 수탈 만행 해방 후 이념 희생

좌우익 물어뜯던 격랑의 그 시대도

분연히 뛰어넘어서 평생을 쌓으신데

 

사범학교 다니다 사범 되는 꿈은 접고

경비대 지원 후 마산 훈련소 신병 교육

오늘이 육이오 동란 바로 그날 일흔 돌 

 

유엔 군번 유엔 군복 휘황 번쩍 찬란케도

지리산 공비 토벌 빛나는 전공 세워

사선을 넘고 넘어서 금천까지 진격 감격

 

꿈같은 북진통일 천추의 한 민족통일

일사퇴로 허물어져 전우 시체 밟고 넘고

삼팔선도 넘겨다 주고 일로일로 남녘으로

 

황해도 강원도 땅 하룻밤 오십 리 행

설맹 안맹 헤매다가 횡성전투 전상당해

원주역 야전병원 행 그 신고 형언 못해

 

해마다 유월 육일, 추념의 장 이태나 못가

빛나는 휘장 견장 상이용사 눈물 짓네

칠십 년 전 산화하신 갓 스물들 전우 영전에

 

산전수전 역전의 용사 예비역 육군하사

라고(羅古) 법사 그날 기백, 그날 그 함성은

유월의 요양병상 위 가뭇없이 묻혀 버려

                                  2020.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