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時調) 일천바위에서 낙우송 숲을 바라보다/오늘도 이 바위에서 피리 부는 신선되랴

청솔고개 2020. 6. 28. 13:44

일천바위에서 낙우송 숲을 바라보다

 

                                                                                 청솔고개

 

일 천 번 오르고파 내 일천바위더냐

일 천 명을 살렸다고 일천바위라더냐

오늘도 이 바위에서 피리 부는 신선되랴

 

자부룩한 소깝 초원 천상의 바람 따라 

안개 얹혀 구름 타고 산새처럼 날아보랴

하늘가 흰 구름 너머 태백준령 동해 청파

 

봄에는 두견화며 풍진만리 송홧가루

골 우네로 이슬 젖은 한여름 ¹낙우송 숲

딱따르 딱따구리가 마른 등걸 후벼 파네

 

찬 이슬로 젖은 들국 함초로이 고개 떨궈

키 큰 나무 그 사이로 서광마냥 빗살햇살

저 빗살 타고 날으면 마음은 곧 고향 골목

 

이제는 흘러갔네 구름처럼 떠나갔네

흐르는 강물에다 그 바람도 놓아주랴

물처럼 저 바람처럼 거스를 수 없는 세월

                                            2020.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