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時調) 산머루 따다가/그대의 섬섬옥수 남빛으로 맺혔구려

청솔고개 2020. 10. 1. 07:59

산머루 따다가

                           청솔고개

 

선방 가득 깔리는 산머루 향 내음

손닿음 저어하여 진주알 여린 모습

차라리 세상사 오뇌 백팔염주 되었어라

 

그대의 섬섬옥수 남빛으로 맺혔구려

어쩌다 맺은 인연 이리도 모질더뇨

먼 훗날 빚을 정화수 어이 다시 나누리오

 

옥빛 같은 그대 광망(光忙) 산 이슬로 머금어도

恨은 백 필 명주 저리도 질기더라.

뀌또리 우는 밤에사 초승달도 서럽다오

[1980. 10. 어느 날]

                                         2020.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