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旅情)

호주 뉴질랜드 기행보고서/제3일, 오전, 호주 시드니, 맨리 비치, 노스헤드 전망대, 더들리페이지, 갭팍, 본다이비치, 2016. 9. 24. 토

청솔고개 2020. 10. 8. 14:23

 

호주 뉴질랜드 기행보고서/제3일, 오전, 호주 시드니, 맨리 비치, 노스헤드 전망대, 더들리페이지, 갭팍, 본다이비치, 2016. 9. 24. 토

 

                                                                                                                               청솔고개

    Sydney는 인구가 430만 정도로 호주에서 제일 큰 도시다. 그래도 호주의 수도는 아니다. 수도는 이곳에서 좀 떨어진 캔버라(Canberra)이다. 여기 시드니는 초봄이라지만 아침에도 포근하다.

   09:00에 출발. 08:50분에 모두들 호텔 로비에서 삼삼오오 모여든다. 모두들 약간 들뜬 표정이 좋다.

   09:25, 전망 좋은 시드니(Sydney) 북부지역 관광지로 세련된 분위기가 감도는 맨리 비치(Manly Beach)를 찾았다. 우리들의 호주 여행 첫 코스다. ‘맨리(Manly’), ‘사내다움’이란 뜻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활력도 넘치는 것 같다. 아침부터 해변에서 반바지, 반소매 차림으로 조깅하는 남녀 젊은이들, 여러 시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이드는 이곳이 대표적인 북부해안 해벽이라고 소개한다. 해안 안쪽엔 화려하고 번듯한 건물이 즐비하다. 이 거리를 안내하고 있는‘The Corso’란 간판은 ‘꼬르소’ 즉, ‘번화가’라는 뜻이란다.

   10:00에는 시드니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노스 헤드(North Head)전망대를 산책했다. 이곳은 참 포근하다. 봄날의 여행은 이래서 좋다.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다고 한다. 일망무제로 탁 트인 남태평양이 시원하다. 여긴 해안 국립공원, 손 하나 안 댄 청정지역. 가이드가 청정지역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공원 통로에 먼지를 손으로 훔쳐 보인다. 좀 과장된 행동인 듯이 보이지만 충분히 실감난다. 낯선 아열대 상로수림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그 너머는 남태평양 청정해양, 건너편 해안은 사우스 헤드 전망대. 그 옆으로 시드니 시내 전경이 보인다. 조금 내려가니 마치 제주도 정방폭포 주변이나 서귀포 해안 같은 풍광이다. 바다의 에메랄드 밝은 빛을 등지고 일동 한 컷. 늘 이어지는 청신한 봄 날씨다.

   11:15에 더들리페이지(Dudley Page)를 찾았다. 이곳은 1986년 더들리라는 사람이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한눈에 펼쳐지는 개인 소유지를 전망이 아름다워 보존해야 한다는 뜻을 담아 정부에 무상으로 기부한 곳이다. 500억이 넘는 땅이지만 아름다운 전망이 망가지지 않도록 이곳엔 앞으로 천년 동안 어떤 건물도 짓지 못하게 하는 조건이라 했다. 여기서 보니 시드니가 과연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항구임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여기서 실컷 사진을 찍었다.

   해안 가 아래로 좀 내려가니 마치 거북처럼 생긴 기묘하고 거대한 바위가 보였다. 가이드자료에 나오는 갭팍(Gap Park). 절벽 새로 보이는 경치가 아름답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 뒤로는 조금 전에 봤던 노스헤드 전망대가 있는 공원의 해안의 절경이 펼쳐진다. 부서지는 햇살에 바다는 천만의 광휘를 반사하고 있다. 100여 미터 해안 절벽이 시원스럽게 이어져 있다. 이곳은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명화 빠삐용 촬영지역 중 유명한 한 곳이라고 한다. 해안 절벽까지 오가면서 아까 들렸던 노스헤드 전망대가 있는 해안 공원이 멀리 펼쳐져 있어 그곳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이 해안 밑을 잘 살피지 못한 것 같다. 자꾸 눈길은 먼 곳을 향한다. 다만 자살 방지용이라는 철망이 겹겹이 둘러쳐져 있어 풍광이 주는 감흥이 반감되는 것 같다.

   12:00에 동부해안에 있는 호주 원주민 에버리진 어로 ‘파도에 부서지는 바위’, ‘바위에 부서지는 물의 소리’라는 뜻을 가진 본다이 비치(Bondi Beach)를 찾았다. 이곳은 그냥 깨끗한 해수욕장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만 이곳이 세계적 해양구조대의 발상지라는 점이 특이하다. 모두들 햇빛을 즐기려고 많이 노출하고 있다. 함부로 사진을 찍어선 안 된다고 가이드가 겁을 준다. 백색인종 특유의 우윳빛 피부를 가진 젊은 남녀들의 늘씬한 몸매에 금발이 치렁치렁한 모습은 풍요 그 자체다. 모든 게 여유 있어 보인다. 표정도 그렇다. 물가엔 가지 않고 의자에 앉아서 아이크림 먹으면서 잠시 우리도 여유를 부려본다.     2020.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