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의 편지

(詩) 無明의 바다/바다는 운명이다 절망이다

청솔고개 2020. 10. 13. 23:03

無明의 바다

                                      청솔고개

한 때는 너를 사랑하였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이제는 내게 무명의 바다

그 너머에 또 다른 나라가

극락 같은 데가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손잡고

그 무명의 바다를 에워싸면

바다는 즐거워할까 춤을 출까

 

바다는 어둠이다

바다는 운명이다 절망이다

바다로 그 무명의 바다로 가는 길섶에는

갈잎이 세로로 쓰러지고

어디선가는 바람이 와서

모르는 새들을 떨어뜨리는데

여전히 피어오르는

짜릿한 갯내음

무명의 바다

[1980. 10. 12. 노래한 것임]

                                     2020.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