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밭

나의 ‘인연’4/ ‘그 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라’, 더 이상 이어나갈 ‘인연’이 아니라고

청솔고개 2020. 10. 13. 23:39

나의 ‘인연’4/ ‘그 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라’

                                                                                               청솔고개

나의 40년 전 그날 기록4

-[나의 ‘인연’4]로 2020. 7. 13.의 [나의 ‘인연’3]에 이어진 글임 [1980.8.3. 일. 비.] 이날 기록의 뒤에 남겨져 있는 부분이 그 아이에 대한 기록으로서 정말 마지막이다. 나의 기록을 찾아봐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나의 기록과 기억에서 사라진 것이다. 고뇌하고 방황하는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 단재의 민족사관에도 기웃거려보고 금강경도 들여다보고, j와 함께 여행과 술에 빠져보기도 하고, k 친구에게 편지도 띄어 보았다. 그러나 그 후 내린 결론은 마찬가지다.

   [내 비록 모든 外部와의 접촉을 은연 중 회피하지만 그것은 현실도피가 아니다. 내 비록 여행을 떠나려하지만 그 역시 현실도피가 아니다. 홀로 생각해야할 문제. 밤이 새도록 머리가 세도록 생각하고 고통당해야 한다. 이 시대의 상황, 비리, 절망, 슬픔을 외면할 만큼 가슴이 강함은 결코 아니다. 日常을 위해, 日常에 힘겨워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안주함은 무엇인가. 그 아이의 “선생님은 양심으로부터 진정 해방된 적이 있습니까?”하는 그 아이 나름대로의 절규가 새로운 모습으로 내 가슴을 파고든다. 무책임한 자가 되지 말자. 강해지자. 비리와는! 그렇다. 내 언제 한 존재에게 일생을 걸었던가. 어떤 존재가 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절대적이던가. 허나 한 줄기 맥락과 뜨거운 숨결은 통해야 한다. 일상에서 안주하여 값싼 행복을 흥정하는 아, 생각만 해도 숨 막히는 그런 존재....... 일견 평범해서 좋다고 평범한 행복이라고 허영, 사치.......악귀들이여 물러가라.] 지금에 와서 들여다봐도 좀 횡설수설이다. 그 대상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내 정신체계가 파열음을 내고 있는 거는 아닌지 싶다.

   결론은 그 아이가 신흥 종교인 **교회라는 데에 빠져 있음을 확인했다. 그땐 이미 내가 더 이상 그 아이의 삶에 개입할 수 없음을 알아버렸다. 나와 더 이상 이어나갈 ‘인연’이 아니라고 단정지은 것 같다. 그 아이는 내가, 정말로 우연치고는 철저히 배반적인 우연이랄까. 10대에서 20대 전반까지 몸담은 곳과 아주 유사한 데에 몰두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 곳에 대한 생태와 생리를 내가 너무 잘 알고 있으므로 나는 곧 절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수용할 수 있는 자신감이 더 이상 내게는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정서적으로 도저히 스스로에게 허여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 후 1980. 11. 6. 목.  (~전략) 내일은 h한테 편지나 한 장 띄어야지. “그 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라.”만 읊조리지 말고.    2020. 10. 13.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그 소녀가 보고싶을까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소녀
반짝이는 눈망울이
내 마음에 되살아 나네
내마음 외로워질때면
그날을 생각하고
그날이 그리워질때면
꿈길을 헤매는데
못잊을 그리움 남기고
그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라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그 소녀가 보고싶을까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소녀
반짝이는 눈망울이
내 마음에 되살아 나네
내마음 외로워질때면
그날을 생각하고
그날이 그리워질때면
꿈길을 헤매는데
못잊을 그리움 남기고
그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라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그 소녀가 보고싶을까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소녀
반짝이는 눈망울이
내 마음에 되살아 나네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조용필의 '단발머리', 조용필 작곡,  박건호 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