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버지! 90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9, 둘째와의 환후에 대한 소통

청솔고개 2019.6.8. 엊저녁에는 푹 잤다. 내가 나이 들면서 잠자리에 정말 많이 적응이 돼 가는 모양이다. 아버지 상태도 잘 유지되신다. 새벽에 주치의가 와서 시술까지 안 가도 된다고 다시 확인해 주었다. 이전 병원 심장내과 ㅊㄱㅇ교수와도 충분히 상호 협의된 사항이라고 했다. 정말 다행이고 안심이 된다. 오전에 둘째에게 제 할아버지의 환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요지의 카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종합 진찰 결과 아직 대동맥 판막 시술 할 만큼 나쁘지 않아 일단 약물로 처치하면 된다. 판막, 콩팥, 당뇨, 혈압 등 문제로 폐 물참 증세가 지속되기는 하지만 아직 판막 치환 시술 단계는 멀었다고 판정했다. 약물로도 조절과 치료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 주 화요일 쯤 퇴원 가능하다. 너무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아... 아버지! 2022.07.10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8, 시술이 불필요한 병세로 진단

청솔고개 2019.6.7. 며칠 만에 엊저녁엔 거짓말 같이 푹 잤다. 중간에 아버지가 악몽 때문에 소스라치게 놀라 약간 고함을 치신 걸 느꼈지만 심한 건 아닌 것 같다. 무엇보다도 아버지께서 정신적인 안정을 회복하시고 있는 데 참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집단 수용 폐쇄 공간을 너무 힘들어하셨는데 어쩐 일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번 입원 기간은 무사히 넘어갈 것 같다. 오전에 아버지한테 두 가지 큰 검사가 있었다. 시술을 위한 사전 검사다. 폐기능 검사, 경식도 심초음파라고 했다. 그래서 간단한 음료 하나만 먹게 하고 나머지는 금식이다. 약은 급한 것만 간단히 복용했다. 남자 간호사가 휠체어에 태워서 가더니 거의 두 시간 동안 연락도 없이 검사한다. 나머지 검사까지 한꺼번에 하는 모양인데 이 검사는..

아... 아버지! 2022.07.09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7, 서울에서 병원 입원 후 이튿날, 가족, 소통, 관심

청솔고개 2019.6.6.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첫새벽을 맞이했다. 날이 흐리다. 첫째내외, 첫째누이 내외가 방문한다고 어제부터 연락이 와 있다. 아버지는 아침을 드시는 걸 보고 난 뒤 나도 본관 식당으로 일단 내려갔다. 나도 뭘 좀 요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는 병원 부속 식당이라기보다 거대한 지하상가 같았다. 이 병원 전체의 규모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것 같다. 우선 비빔밥을 시켜서 먹었다. 이제 좀 힘이 난다.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이리저리 좀 둘러보았다. 아버지 드실 부드러운 카스텔라 빵 종류 둘을 사왔다. 점심은 아버지 검사가 있어 금식이다. 검사 후 카스텔라를 드렸더니 맛있게 모두 잡수신다. 12시 반쯤 첫째 내외가 왔다. 음료수, 방울토마토, 초콜릿 등 잔뜩 준비해왔다. 고맙다. ..

아... 아버지! 2022.07.06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6, 구급차로 서울까지 이송

청솔고개 2019.6.4. 오후 2시에 예정대로 아내와 같이 심장혈관내과 아버지 주치의 ㅊㄱㅇ 교수를 만났다. 그는 역시 시술 강조함이 단호했다. 이제야 보훈병원 위탁 과정이 급히 확인되는 바람에 모두들 좀 황당해 한다. 어제라도 알았더라면 이러한 혼란은 없었을 텐데. 보훈병원에 연락해 보니 오늘은 처리가 곤란할 것 같아서 내일 하기로 하려는데 내일 여기서 신촌세브란스로 출발 시간이 있어서 아무래도 새벽에 첫째로 접수해야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내는 오늘 11시 50분 발 심야 버스라도 타고 가야한다고 다그친다. 난 다시 병원에 가서 내일 챙겨갈 짐을 모두 다시 확인했다. 밤 11시 50분발 버스는 이상하게 예약이 안 돼서 결국 11시 55분 기차로 갔다가 동대구 복합 환승 터미널에서 새벽을 ..

아... 아버지! 2022.07.04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5/ 대동맥판막협착증의 병세추이를 살핌

청솔고개 2019.5.27. 비가 온다. 자전거로 이동은 아무래도 곤란할 듯하다. 아침 회진 때 의사 면담 약속을 잡아 놓은 터라 아침 8시 30분까지 시내버스로 병원에 도착했다. 시내버스 앱을 검색해서 미리 준비하니 새로운 느낌이 든다. 아버지는 여전히 불안하고 쾌치 않은 모습이시다. 다시 아버지 시술에 대한 걸 설명해 드렸다. 10시가 지나도록 ㅊㄱㅇ 담당 의사가 오지 않는다. 아침 일찍 급한 환자 있어서 왔다 갔다 한다. 기다리다가 심장초음파 검사를 해서 아버지를 휠체어에 모시고 2층 특수 검사실로 가서 좀 기다렸다가 초음파 검사를 받으시게 했다. 다시 병실에 올라와서 면담이 어떻게 돼나고 물으니 그제야 심장혈관내과 외래에 가보라고 한다. 일단 내려가서 간호사한테 면담 때문에 왔다고 하니 잠시 기다..

아... 아버지! 2022.07.03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4, 아버지의 대동맥판막협착증

청솔고개 2019.5.26. 아버지 병원 가는데 절친 친구 ㄱㅁ하고 11시 반에 친구 차로 우리 집에서 출발하기로 약속했다. 고맙고 미안하다. 도착해 보니 아버지는 기분과 상태가 약간 저조해지신 듯 했다. 아버지가 자꾸 호흡이 다소 불편하심을 호소하신다. 일단 지켜보도록 하면서 간호사한테도 이야기는 해 놓았다. 점심 챙겨드리고 1시 지나 우리도 식사하자면서 나왔다. 친구와 중국집에서 해물덮밥을 시켜서 배갈 한 잔도 곁들여서 여행, 시사 등 모처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막 일어서 나오려는데 간호사실에서 전화 와서 아버지가 호흡 통증을 또 호소하는데 한 번 들어와 보라고 한다. 다시 병원으로 들어왔다. 일단 담당 의사가 처처는 했는데 아버지는 처음 입원했을 때처럼 심한 호흡곤란 통증을 호소하신다...

아... 아버지! 2022.07.02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3, 입원 후 초기의 안정

청솔고개 2019.5.23. 오늘은 바보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다. 티브이 화면에서 가끔 비춰지는 그의 소박한 면모가 오늘따라 더 그립다. 오월의 마지막 참 좋은 철에 가시긴 한 셈이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날, 여름 오기 전 봄날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함이 남아 있을 때 마치 소풍 마치고 귀가하듯 갔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준비해서 오늘은 북천, 서천 강둑으로 해서 병원 갔다. 강둑 옆 담쟁이 넝쿨이 무성하다. 중간에 더워서 위의 잠바를 벗으려고 미루나무 그늘 아래 잠시 쉬는데 바람이 불어 잎이 떨리는 소리가 마치 수많은 새떼가 날개 짓하는 것 같았다. 이런 오월의 한 순간은 처음이다. 내가 나이가 듦에 따라 이런 작은 자연의 움직임도 감동을 주나 보다. 병실에 드니 아버지는 점심을 ..

아... 아버지! 2022.07.01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2, 폐에 차 있는 물을 주사기로 빼냄

청솔고개 2019. 5. 22. 아버지는 계속 그런 동작을 계속하신다. 알 수 없는 중얼거림, 노래 흥얼거림, 염불, 고개를 앞뒤, 좌우로 흔들고 때로는 몸 전체도 움직이심을 반복하신다. 잠시도 안정을 취하지 못하신다. 내가 옆에서 너무 딱하고 답답한 나머지 제지해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몇 차례 큰소리가 나왔다. “그러시다가 지금 꽂아 놓은 주사 바늘이랑 모든 게 잘못됩니다. 제발 좀 진정하시소…….” 하고 말씀드리니 아버지가 “숨차서 죽겠는데……. 아이구! 아부지, 엄마 날 데려가 주소, 여보 당신 날 좀 데려가 주소…….”하신다. 오죽 고통스러우시면 저러실까 속으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지켜보는 아들 입장에서는 겁도 나고 당황도 된다. 완전 혼동 상태다. 아침은 죽이 나왔는데 아마 검사가 있을 것 같아서..

아... 아버지! 2022.06.30

2019년 봄에서 여름까지 아버지와의 동행 1, 급작스러운 귀향

청솔고개 2019.5.21. 저녁 8시 좀 지나 첫째 동생한테서 아버지가 입원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 순간 내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았으나 차분함을 회복하려고 애썼다. 벌써 몇 차례나 맞닥뜨리는 익숙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언젠가는 더 자주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 충분히 예견한바 아니었던가. 다시 알아보니 아버지는 응급실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아내한테 연락해서 자세한 상황을 확인 후 연락해달라고 했다. 2시간 후 아내의 연락이 있었다. 아버지는 심장과 신장부전 증세와 폐렴 기운이 있으시다고 한다. 상태가 그리 좋으신 편은 아니라고 했다. 어쩔거나……. 어차피 한 번 겪으셔야 하는 일. 우리도 겪어야 하는 일. 마음이 오히려 더 차분해 진다. 아내는 급한 나머지 둘째한테 도움을 요청했지만 심드렁..

아... 아버지! 2022.06.29

무엇이 나의 이 삶을 견디게 하는가 2

청솔고개 무엇이 나의 이 삶을 견디게 하는가? 아버지와의 빛나는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들은 내게 반짝이는 금모래 빛이었다. 초등학교에도 들어가기 전, 서른 살 중반의 젊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맏아들인 내게 참 많은 기대를 하셨던 것 같다. 그 당시 아주 귀한 그림책들을 구해서 같이 보면서 내게 읽어주시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내용은 미국 대통령 링컨의 젊은 시절 어느 날, 진창길에 마차를 타고 오르다가 맞은편 행인에게 양보하는 장면이었다. 아마 링컨의 양보심, 그 미덕을 보여주기 위한 한 장면 같았다. 거기서 나로서는 그림에서 처음 본 링컨이 쓴 톱 해트가 참 신기했었다. 마치 사랑방의 큰할아버지가 가끔 쓰시던 갓과 같은 형태인데 그 높이가 더 길어보였었다. 물론 말도, 마차도 처음 보는 물건..

아... 아버지! 2022.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