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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貴陽) 길을 가다 3, 만봉림 !

청솔고개    2024.3.6.    여정 3일째. 절반에 접어든다. 절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한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일행에 늦지 않으려고 애써 본다. 필요하지만 구속이다.   어제 밤늦게까지 있다가 새벽에 겨우 일어났다. 아침 식사 후 호텔에서 짐을 정리하고 창밖을 내다보니 많이 흐려져 있다. 이 호텔 객실 28층에 묵었다. 호텔을 중심으로 여기도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다. 주변에 막 솟아오르는 고층 건물들이 즐비하다. 옆의 축구장이 아주 넓어 보인다.    아침 9시, 만봉호로 향했다. 묵은 호텔은 ‘富强 梦乐大酒店[夢樂大酒店]’이다. 버스에서 찍은 사진으로 확인된다. 옆에는 삼성전자 매장 간판도 보인다. 가이드는 타자마자 또 여권 분실 방지에 대해서 강한 어조로 경고한다.    도심을 벗..

Now n Here 2025.01.28

귀양(貴陽) 길을 가다 2, 용문폭포(龙门瀑布), 용담(龙潭), 흥의(興義) 가는 길

청솔고개    2024. 3. 4.   오후 3시 30분에 용궁에 도착했다. 여기서 아이가 잘 어울린다고 모처럼 치켜세워준 나의 베레모형 모자, 아내와 내가 갖춰 입은 커플 티와 점퍼로 주목을 받는다. 기분 나쁘지는 않다.  내가 허리 수술로 남과 더불어 걷는 게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아직 별로 뒤처지지 않아서도 정말 다행이다.    이곳 주변에도 맑은 물, 봄꽃, 샛노란 유채밭이 봄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법 올라가니 동굴이 나온다. 동굴에서 쏟아져 나오는 세찬 폭포에 넋이 나간다. 동굴 폭포의 포효는 그 굴의 깊이만큼 울림이 크다.    더 걸어 오른다. 아주 널따란 호수가 펼쳐진다. 산속 계곡의 호수라니 상상을 불허한다. 호수 선착장에서 보트에 올랐다. 구명조끼를 입었다. 짙..

Now n Here 2025.01.27

귀양(貴陽) 길을 가다 1, 용궁(龍宮) 가는 길은 유채꽃길, 유채꽃밭

청솔고개 2024.3.4. 드디어 황과수 폭포 여행 떠나는 날이다. 아침부터 마음이 설렌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머리부터 컷 했다. 어제, 오늘 서성이면서도 그런대로 짐을 꾸렸다고 생각된다. 이번 여행지 관련 자료도 정리해 두었다. 어제는 아내와 같이 커플 트레킹화를 샀었다. 아내가 사준다. 고맙다. 바로 신어보았다. 천변 화장실까지 갔다 왔는데 신발이 잘 맞는 것 같다. 괜찮다. 여행 준비는 늘 마음이 울렁거린다. 김해공항에서 출발했다. 여기서 출발은 오랜만이다. 지금부터 기다림이다. 여행은 지난(至難)한 기다림, 그 자체다. 인생과 닮았다. 김해공항에서 항공편은 정시 출발이다. 18:34 이륙. 귀주성 귀양 시 가는 길은 직항이 없어서 베이징 공항을 거쳐서 간다. 저녁 9시쯤 베..

Now n Here 2025.01.26

치앙마이를 떠나 귀국하다

청솔고개    2024. 2. 6.   연일 쾌청한 날씨가 이어진다. 여기서는 이런 날씨가 보석이다. 오늘은 드디어 귀국 비행기를 타는 날. 더러 아쉬움이 남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탈 없이 그런대로 지내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새벽 시간에 알람을 설정해 놓았다. 듣고 깨서 골목길이라도 마지막 한 번 걸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 혼자의 몸이 아니라는 생각에 막바지 몸조심한다고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이 역시 자기합리화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어느 학교 화장실에 이렇게 써서 붙여져 있는 것을 보고 인간의 자기합리화 성향에 대한 적절한 통찰이라고 생각했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데에 100가지의 이유를 찾는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데에도 100가지의 이유를 찾을 수 있..

Now n Here 2025.01.25

오지랖이 넓다, 낙상(落傷) 주의보(注意報) 발하다,치료실 이벤트 5

청솔고개    2024. 7. 28.    -오지랖이 넓다   맞은편 74세 환자의 보호자는 다리가 불편해서 지팡이를 짚고 환자 남편을 돌보고 있다. 아내가 이를 보다 못해 식판 옮겨다 주고 물리는 것이 보일 때마다 도와준다. 그러면 보호자는 그때마다 고맙고 미안하단 말을 입에 달고 있다. 그 가족의 형편이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보호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로 보아 보호자 본인이 돌봄 받아야 할 것 같아 보였다.  절뚝거리면서 지팡이에 의지하여 환자 남편 곁을 지키는 형편이니 오죽할까 싶다.   얼마 전에 그 환자가 병상에서 막 내려오려 하는 걸 아내가 보게 되었다. 아내는  급한 나머지 재빨리 다가가서 못 내려가게 하려고 했다. 이 상황을 내가 보고 아내한테 보호자가 바로 옆에 있는데 당신이 너무 오버한 것..

Now n Here 2025.01.24

우울감과 원초적 생의 의지에 맡기다,치료실 이벤트 4

청솔고개   2024. 7. 28.      -우울감   또 한 주 출발한다.   주말에 보행 보조기 타고 나름대로 열심히 운동했다 싶어 내심 작업치료 걷기에 대해 기대했었는데, 치료사가 바뀌어서 그런지, 기대에 못미친다. 한편 방송 리포트에서 척수장애인의 병원에서의 재활 기간이 평균 2년 8개월이라는 보도에 또다시 암울한 감정을 숨길 수 없다. 지금은 작업치료실에서 다른 환자의 손 재활 장면을 보고 있다. 이걸 보고 내가 위안을 받아야 하나 싶기도 하다. 속도 울렁거리고 기분이 많이 가라앉는다. 아까 내가 수행하려는 작업치료 과정이 너무 어려워서 감당하지 못해서 자신감을 잃어서인가.   하루 일과 끝나고 저녁 식사도 마쳤다. 아내와의 이 겸상과 동행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 병실과 치료실을 들여다보면 천..

Now n Here 2025.01.23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다 5, 보이면 보이는 대로, 치앙마이 골목길, 님만해민지구

청솔고개   2024. 2. 5.   오늘 새벽에는 근처 골목이라도 다녀보려고 알람을 해 놓았지만,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아내와 같이 천천히 브런치 했다. 오늘따라 뒤뜰에 햇살이 탐스럽다. 열대 수림에 스며든 햇살이 더 정겹다. 아무 데도 가지 않고 푹 쉬었다. 자칫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부자 말년에 몸조심, 제대 앞두고 몸조심하는 격이라 할까. 아무튼 이제는 무사히 귀국하는 게 당면 과제다. 결과적으로 안전과 건강해지려고 여행한 것 아닌가.   오후에 마사지 갔다. 예의 그 마사지사가 오늘따라 더 성의 있게 해 준다. 내가 30밧 팁을 줬는데 아내가 다시 “마이 허스번드”하면서, 나를 위해서 20밧을 더 준다. 그런 아내가 고맙다.   저녁은 마지막으로 한식당에 가 ..

Now n Here 2025.01.22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다 4, 보이면 보이는 대로, 치앙마이 골목길, 창푸억 야시장

청솔고개   2024. 1. 29.   여행 출발한 지 네 번째 맞이하는 월요일이다. 이제 9일 남았다. 벌써 아쉬움이 조금씩 가슴을 저미는 듯하다. 라오스의 비엔티안과 루앙프라방의 순한 주민들, 쌀국수 식당, 참파 꽃, 메콩강 언저리의 숲들이 생각난다. 메콩강에도 한 번쯤 더 가봤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오전은 쉬고 오후에 호텔 앞 도로변에 깔끔하게 꾸며진 ‘CHAIKAEW’ 마사지샵에 들어가서 마사지를 받았다. 알고 보니 주인이 한국 사람이었다. 마치고 나와서 차 한잔하면서 사장님과 이곳 살이와 여행에 대해서 한참 얘기를 나누었다.   오늘 와로릇시장 가기 위해서 아내한테 볼트 택시를 잡아보라고 했더니 잠시 한눈판 사이에 결국 놓쳐버렸다. 그 시장 문 닫을 시간도 다 된 것 같아서 결국 근..

Now n Here 2025.01.21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다 3, 보이면 보이는 대로, 치앙마이 골목길, 까이양청더이,와로롯시장,치앙마이 나이트바자

청솔고개 2024. 1. 30. ‘까이양청더이’, ‘와로롯시장’, 치앙마이 나이트바자 아내가 인터넷에서 특별한 요리를 찾았다고 해서 그곳을 검색해서 지도를 켜고 출발했다. 20분쯤 걸어서 ‘까이양청더이’ 식당을 찾아보았다. 이 시간이면 브런치 하는 셈이다. 이제 ‘카우소이님만’과 ‘마야 몰’을 기 준 삼아 방향을 가늠하면서 지도의 점선을 따라 걸으니 여측이 없다. 아내도 이제 내가 길을 잘 찾는다고 칭찬해 준다. 식당은 아주 소박하고 아담한 목조 건물이다. 울타리와 입구에는 이름 모를 열대 꽃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편안함과 정겨움을 자아낸다. 안에는 앙증맞은 참새들이 짹짹거리며 식탁 곁에 와서 먹이를 쪼고 있다. 새들이 평화롭고 여유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연 친화적이랄까. 아내..

Now n Here 2025.01.20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다 2,보이면 보이는 대로, 치앙마이 골목길, 카우소이님만, 마야 몰

청솔고개   2024. 1. 27. 카우소이님만, 마야 몰   아침에 한참 늦게 일어났다. 아마도 북향인 듯한 이 방의 정원에도 햇볕이 살짝 드리우는 것으로 보아서 알 수 있다. 열사의 나라에서는 오히려 좋은 조건일지도 모른다. 아침에 햇살이 좀 비치기에 몇 장 폰에 담아두었다.   엊그제 아이의 상처를 직접 헤집은 듯한 내 행태 때문에 무척 마음이 무겁다. 암만 그런 내 마음을 가볍게 가지려고 해도 떨쳐 낼 수 없다. 아이는 잘 지내는지, 아이가 더 큰 상처는 받지 않았는지, 우리가 상처를 부추기지는 않았는지 하는 연민의 정, 측은지심뿐이다. 이번 여행은 모두의 희망을 살리기 위한 것인데 그 결말이 허망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뿐이다.   아침은 준비한 햇반을 데워서 고추장과 상추 등 채소로 때웠다. 4..

Now n Here 202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