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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여행길/중국 서안, 장가계, 상해 기행보고서 4

그 여름의 여행길/중국 서안, 장가계, 상해 기행보고서 4 청솔고개 2004. 7. 31. 토. [셋째 날 전편] 08:20에 출발. 최ㅇㅇ 가이드의 차분한 안내를 정리해 본다. 장가계에서 무릉구로 이동하는데 약 50분 걸리는데, 도중 교통 공안에게 적발되어서 승강이하다가 제법 지체가 되었다. 09:10, 이전에는 여기서 차에서 내려서 구경하였다던 백당계곡에서의 도로공사 등으로 1시간도 더 걸렸다. 백당계곡의 기암괴석, 골마다 흐르는 옥수(玉水) 등 범상치 않은 봉우리 등은 벌써 장가계 풍광의 맛보기로 보여준다. 쳐다본다고 목이 아프다. 09:15 경 무릉구를 지나간다. 오늘 저녁 묵을 숙소가 여기 있다고 했다. 무릉원을 벗어나는 길가에 백장협(百丈陜)이란 기암절벽은 영화 촬영 장소로 많이 쓰이며, 깎아..

여정(旅情) 2020.08.17

그 여름의 여행길/중국 서안, 장가계, 상해 기행보고서 3

그 여름의 여행길/중국 서안, 장가계, 상해 기행보고서 3 청솔고개 2004. 7. 30. 금. [둘째 날 후편] 점심은 교자상이라는 중국현지식 특미로 했다. 360가지의 요리 중 오늘 맛본 것은 15가지 정도, 작고 앙증맞은 갖가지 만두 요리가 기억에 남는다. 점심식사 후 한국인이 경영하는 건강 식품점에 들러서 설명을 들었다. 북의 김일성장수연구소에서 개발한 식품이라고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다만 자작나무에서 생기는 차가버섯덩어리는 좀 신비한 효능이 있을법해서 만져보았다. 이어서 오늘 여행의 중심인 진시황 병마용총을 찾았다. 아직 포장도 덜되어서 파헤쳐져 먼지가 풀풀 나는 주차장 사이로 중국 '인민(人民)'들의 고단한 행상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아저씨! 천원, 싸다.”..

여정(旅情) 2020.08.17

그 여름의 여행길/중국 서안, 장가계, 상해 기행보고서 2, 현종과 양귀비 두 사람의 사랑의 장소로 소문난 '화청지(華淸池)' 연못과 양귀비가 목욕한, 지금도 섭씨 43도의 온천물이 나오는 해상..

그 여름의 여행길/중국 서안, 장가계, 상해 기행보고서 2 청솔고개 2004. 7. 30. 금. [둘째 날 전편] 수잠을 자다가 05:30에 모닝콜로 깼다. TV는 저절로 꺼진 것 같다. 누가 껐는지. 아내는 아직 곤히 잠들어 있다. 쉰이 내일인데도 귀밑머리랑, 홍조 띤 볼이 내게는 여전히 앳된 옆모습이다. 그래서 천정배필이라고 하는가보다. 언제나 사랑스럽다. 둘째 날 여정을 점검해 본다. 여정의 이튿날이 밝았다. 먼저 대안탑(大雁塔)으로 출발했다. 가는 길은 잘 개발 ․ 정비되어 어제 보던 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곳 시안은 황토고원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누런 물이 지천이고 찜질방 관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더운 곳이라고 했다. 이틀 전만 해도 37도 정도의 살인적인 더위였는데 오늘은 바..

여정(旅情) 2020.08.17

그 여름의 여행길/중국 서안, 장가계, 상해 기행보고서 1

그 여름의 여행길/중국 서안, 장가계, 상해 기행보고서 1 청솔고개 2004. 7. 29. 목. [첫째 날] 5시 기상. 여행 준비로 방마다 어수선하다. 떠나기 전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이 복잡하다. 특히 둘째의 컴퓨터 데이터 멸실 건이 걱정이다. 뭐를 두고 떠나서 마음이 이리도 어지러운지. 7시까지 둘째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아침 식사 후 10:40까지 정형외과에 가서 이른바 족근염(足筋炎) 치료를 받았다. 물리치료까지 겸했다. 업무적으로나 인간적으로 긴밀한 몇몇에게 전화로 가볍게 여행 사실을 전했다. 이런 출국 신고라 할까, 마치고 나니 다소간 마음의 빚을 탕감한 것 같다. 그냥 면피용 심리적 작용이다. 아내가 아버지께도 출국 신고를 했다니 아내의 현명지사로다. 이번에 우리가 가는 곳은 중국 후베이 성..

여정(旅情) 2020.08.16

그 여름의 기억 5/ '아! 법성포여' 동행과의 동행 2

그 여름의 기억 5, '아! 법성포여' 동행과의 동행 2 청솔고개 15:00. 풍천 장어 전문 식당에서 출발. 선운사 경내 참배는 몇 년 전 비올 때 우리 가족들과 다 같이 한 번 보았다는 것으로 때우고 입구만 보고 되돌아 나왔다. 선운산 도립공원을 휘감아 동호-구시포-법성포-영광으로 생전 처음 발길을 올려놓았다. 미답의 길을 간다는 것은 언제나 내겐 흥분 그 자체였다. 이제는 정말 세밀하게 더욱 세밀하게 기록해야겠다. 독일의 문호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 나오는 박물학적 자료와 정보 지식은 정말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그것이 이른바 헤세가 말하는 의미부여 작업의 일환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법성포, 어느 시인이 정말 이 자그마한 포구에 얽힌 그만의 사연을 이렇게 남도(南道)의 한(恨)과 살아..

그 여름의 기억 4/풍천장어 찾아서 동행과의 동행 1

그 여름의 기억 4, 풍천장어 찾아서 동행과의 동행 1 청솔고개 지난날 호남 기행의 앨범과 자료 정리도 아직 덜 끝낸 채로 다시 고창을 찾게 된다. 2002. 8. 2. 금요일의 일이다. 04:45 . 기상. 동행은 하루만의 여행이지만 그 준비의 즐거움과 분위기를 만끽하는 듯 새벽부터 힘들어하는 척 하면서도 무척 싫어하지 않는 표정이다. 내가 동행을 위해서 기꺼이 여행을 허락했기 때문인가. 나도 이층에 올라와서 여행의 기분을 좀 더 자유롭게 즐기기 위해서 말하기 연구물 설문조사 문항 정리를 완성해 나갔다. 이것저것 준비하기 위해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마치 괴테가 자기 집을 떠나 먼 이탈리아 여행을 출발할 때의 싱그러움 같은 것이 직관적으로 느껴진다. 대지 산야에서 계단의 등넝쿨, 장미 넝쿨로 불어..

그 여름의 기억 3/움켜쥐지 말자

그 여름의 기억, 움켜쥐지 말자 청솔고개 2002년도 여름휴가 시작 된 지 오늘이 5일째다. 지금 나의 마음은 너무 참담하다. 너무 많은 것을 움켜잡으려 하다 보니 이렇게 힘든 것이다. 법정님의 무소유(無所有)를 정말 배워야 하는데, 하면서도……. 눈물이 난다. 이렇게 아등바등 모든 것을 놓지 않고 움켜쥐고 먼 길을 떠나가려는데 대한 스스로에 대한 연민(憐憫)의 눈물인가. 휴가 첫날, 그러니 2002. 7. 21.(일)부터 오늘 7. 25.(목)까지 그냥 서성거리고, 그냥 허둥대다가 오늘 이 순간에 그만 이렇게 주저앉아야만 하는지, 한숨 쉬고 눈감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 마음을 내가 너무 채찍질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심적 평온경(心的 平溫景)을 유지하기에는 ..

그 여름의 기억 2/달리면서 혹은 걸으면서, “우리의 삶이 저와 별로 다를 바 없나니, 흐르는 강물처럼”

그 여름의 기억 2, “우리의 삶이 저와 별로 다를 바 없나니, 흐르는 강물처럼” 청솔고개 제천을 거쳐서 강원도 상동 탄광으로 이어지는 나의 여정은 이어진다. 기차 시간이 안 맞아서 제천에서 버스로 상동까지 갔는데 친구가 일하고 있는 탄광촌은 (아마 이름이 ‘평화촌’이라고 기억된다) 읍 소재지에서 30 리 떨어진 산 위에 있다는 게 아닌가? 발가락은 화끈, 욱신거리는데 30 리 밤길 산길이라, 그러나 되돌아 설 수는 없는 일, 탄광 노동조합 일을 본다는 친구를 만나서 같이 밤을 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근처 가게에서 빵 한 봉지, 우유 한 봉지 사서 베어 물고, 해질 녘을 넘기 10여분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에 뒤돌아보니 정복을 입은 경찰과 사복을 입은 한 사람이 나를 불러 세운다. “당신 거수자로 신고가 ..

여정(旅情) 2020.08.09

그 여름의 기억 1/달리면서 혹은 걸으면서, 육신의 고통에 비례해서 마음의 평화가 이루어진다

그 여름의 기억 1, 육신의 고통에 비례해서 마음의 평화가 이루어진다 청솔고개 아름다웠던 여행에 대한 추억만큼 값진 것이 또 있을까? 한 여름의 오전 숲 속은 너무 서늘하다. 그 서늘함은 나를 가끔 아득한 여정으로 이끌어 들인다. 나는 흘러간 아름다운 날들을 회상해 본다. 나의 인생 여정(旅程) 같은 것 말이다. 여행은 그 과정이 하나하나 우리 삶의 여정과 같아서 큰 매력이 있나보다. 그래서 나는 여행에 그토록 미치는 것 같다. 가기 전에 미치고, 가면서 미치고 갔다 온 뒤, 아아! 세월이 지나면 더욱 미치는가 보다. 그 흘러간 날들의 아름다움은, 빛나는 청춘시절, 힘겨웠던 중년시절, 이제는 초로(初老)의 나날들까지 모두 길 위에 존재한다. 나는 길 위에 있다. 인생이란 길 위에 존재한다. 그래서 직립보..

여정(旅情) 2020.08.09

한 생애의 무게/한 생애를 감당하는 무게가 참 무겁다는 것을 절감한다

한 생애의 무게 청솔고개 오늘이면 아버지가 입원하신 지 석 달이 조금 지난다. 며칠 전이다. 낮에 점심 식사 모임하고 자리 옮겨서 차 한 잔 마시는데 아버지는 나한테 대 여섯 번 전화하셨다. 바로 큰집에 가서 빨간색 표지의 잡책과 검은색 표지의 염불 적은 책을 당장 갖다 달라고 하신다. 나는 모임을 서둘러 끝내고 바로 큰집에 가서 서랍과 장롱, 책꽂이 등을 샅샅이 찾아보았다. 빨간색 표지 잡책은 바로 챙겼는데 검은색 표지의 염불 책은 암만 찾아도 안 보인다. 하는 수 없이 한 번도 안 본 것 같은 새 염불 책을 두 권 챙겼다. 빨간색 표지는 아버지가 늘 갖고 다니시던 것으로 거기에는 3~4년 전부터 우리 삼대의 여행 코스 등이 기록돼 있었다. 3대가 간 첫 해외여행인 중국 구채구 코스도 메모돼 있었다. ..

아... 아버지! 202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