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동화 6, 시 2편 가을에 생각함 청솔고개 내가 언제 어디서부터 와서는 이리 서성이는지 휘익 바람이 불어 오는 곳에다 그 아득한 유년의 꽃밭 민들레꽃으로 흩날린 상념의 홀씨를 주어 담는다 노랑민들레 그 한 송이에 실린 연둣빛 꿈 이 가을에는 마주하는 또 하나의 단애 너머 오로지 세사로 부랑하는 녹색의 장원을 찾아 헤맴이여 가을 언덕 청솔고개 은빛으로 부서지는 따가운 햇살의 위대한 광휘처럼 사랑은 그렇게 오는가 가을은 그렇게 오는가 가녀린 고추잠자리가 별처럼 사랑스럽고 별이 내리는 곳에 함초롬히 이슬 머금은 창백한 들국화 송이 송이들 가자 한 겨울 눈밭으로 눈 부시는 빛이 있는 그해 가을 언덕으로 빠알간 지붕에는 잿빛 비둘기 한 쌍이 졸고 문득 불망의 그 여인이 짓던 수선 같은 미소가 어린다 한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