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청솔고개 차라리 입을 다물거나 오월의 잔혹한 태양 아래서는 갈증(渴症)처럼 욕망에 몸뚱아리를 핥이며 핏발선 눈으로 지킨 기인 밤을 고이 눈을 감고 있었지 가장 신성한 듯이 실거머리 입술을 마지막 보루처럼 지키면서 어디로 갔을까, 그미는 온기 남은 동전마저 날렵한 입질로 물어가고선 동굴처럼 칙칙한 어두운 내음을 흘려 두고선 이름도 묻지 않는 그미는 욕망의 긴 터널 입구에서 기나긴 서성임은 결코 취하지 않아서였던가 새벽에는 짙은 운우(雲雨)로 한 마리의 지친 들개처럼 뒷다리를 질질 끌면서 나는 마지막 자유를 향유했다 그렇다 새벽에는 탈출해야 한다 이 욕망의 동굴을 눈을 감을 거나 절망을 외면해서인가 내 순수(純粹)의 기인 머리카락을 끝없이 흩날리면서 발정한 까투리의 깃털처럼 나의 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