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화와 헤세의 여름 청솔고개 또 유월이다. 이제 여름이 시작된다.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가는데 낮에는 햇살과 바람에 여름 기운이 많이 섞여 있다. 여름 냄새가 제법 난다. 아침저녁의 선선한 기운과는 다르다. 강가에는 물 따라 샛노란 물감을 흘려놓은 듯 한 금잔화 꽃 더미가 초여름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이 강가에 따라 지난 4월까지 같은 규모로 자리 잡고 있었던 유채 꽃 더미와는 또 다른 노랑이다. 나도 저 금잔화 꽃 더미를 물감으로 그려보고 싶다. 내게는 여름이 다가오면 떠오르는 게 있다. 헤세가 그린 수채화 풍경이다. 대학 1학년 첫 여름 방학을 맞이해서 고향 집에서 보내고 있었다. 첫 방학이라 시간이 많았다. 시내 헌책방에 가서 볼 만한 책이 있나 살펴보았는데, 《방랑(放..